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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떠난 가을 여행한국폴리텍대학 달성캠퍼스 노진호교수

[국제i저널 = 대구 정정순기자] 자연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조용한 삶이 그립다. 너나 할 것 없이 이어폰을 끼고 살아서일까? 내면의 목소리마저 울림이 커졌다. 세상이 너무 시끄럽고 요란하다.

고즈넉한 자연을 벗 삼은 조상들의 삶에서 사색의 오솔길을 만난다면 삭막하고 바쁜 삶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으리라.

무르익은 가을에 고향 영주 부석사를 찾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소풍으로 자주 다녔던 추억이 있는 부석사를 다시 찾았다.

영주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해동 화엄종의 의상대사가 왕명(王命)으로 창건한 사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 있는 부석사로 가는 길은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무량수전까지 오르려면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야 하지만 간만에 하는 운동으로 뻐근하게 느껴지는 다리의 통증도 기분 좋게 느껴졌다.

범종각을 지나면 ‘안양루’의 모습이 보인다. ‘안양’은 극락을 뜻한다고 한다. 극락세계에 이르는 입구 ‘안양루’를 지나면 무량수전이라는 극락을 만나게 된다. 무량수전에 올라 세월의 깊이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사찰을 돌아보니 과거로 여행을 떠난 듯 옛사람들의 삶이 보이는 듯 했다.

매일매일 자식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도 부족한지 멀리 사찰을 찾아 불공을 드리는 늙은 부모님의 모습에서 깊은 가족 사랑을 느낀다.

부석사 앞마당에 펼쳐진 소백산의 기운을 느끼며 잃어버린 삶의 여유로움을 되찾았다. 파란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사찰의 단청을 바라보니 그 아름다움이 말로 표현이 힘들었다.

하루만의 여정이었지만, 자연과 벗 삼은 부석사에서 세상의 번잡함을 씻어내고 고요함을 듬뿍 담을 수 있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찾는 데는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었다.

시끄럽고 요란한 것의 삶의 참 모습이 아니다. 눈만 돌리면 푸른 숲과 하늘이 손짓하는 고향이 있다. 부석사의 또 다른 계절은 어떤 모습일까?

국화향기가 깊어지면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다. 가을이 깊어가도록...

정정순  yeu3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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