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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새내기 교사와 청렴의 만남

대구현풍초등학교
교사 정하연

매스컴에선 매일같이 사건사고와 부정부패에 대한 기사가 끊이질 않는다. 정치인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를 비롯해 공무원의 공금횡령사건, 고위 공직자의 뇌물수수, 교육 공무원의 촌지 수수 등 계속되고 있는 부정부패는 우리 사회가 만성적 부패에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교사는 다른 누구보다 높은 수준의 엄격한 윤리관이 요구되는 공직자이기 때문에 교육공무원으로서 첫 발을 내딛기 전, 신규교사들은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행동강령을 배우고 이를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발령을 받은 후 내가 교사로서 처음 받은 연수 또한 공직자 행동강령, 청렴 연수였다.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 청렴이 강조되어야함은 공감하지만 사실 청렴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는 크게 와 닿는 것이 없었다. 다만 나도 모르게 지나칠 수 있는 일들이 청렴 규정에 위반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부분적으로 알게 했다.


그리고 시작된 새내기 교사로 학교생활은 더 없이 바쁘고 정신없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전히 보내는 시간이 외에도 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 중 학부모와의 관계는 나에게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주변 선배교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비법은 그저 지침에 불과했다. 내 머릿속에는 기존에 받았던 청렴 연수 내용으로 나 스스로 공직자가 지켜야 할 엄격한 기준을 만들고 대인관계를 사무적이고 형식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발령 후 처음 맞이하게 된 학부모님들과의 상담주간은 지금 생각만 해도 온몸에 긴장이 몰려온다.


한 학부모님이 케이크와 음료수를 들고 자녀에 대한 상담을 하러 찾아오셨다. 나는 그 학부모와 상담 내내 케이크와 음료수를 받아도 되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고 상담이 끝난 후 바로 동학년 선생님들께 달려가 이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곤 했다.


교육이 가정과 연계하여 이루어져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지만 나의 학부모 면담은 2년차인 지금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공직자로서 지켜야할 기본적인 행위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청렴은 소신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이든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 힘들 듯이, 청렴을 위한 작은 실천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교육공무원으로서 다시 한 번 청렴을 생각하며 투명하게 열린 청렴 교육을 통해 깨끗한 교직 문화를 조성함은 물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공직자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편집 : 김도희  yeu3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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