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기고
허리요통의 올바른자세허리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 올바른 자세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김 영 범 재활의학과장

[국제i저널=대구 김도희기자] 허리 통증(요통)은 평생동안 10명 중 9명 이상이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또한 10명 중 9명은 3개월 이내에 증상이 치유되는 결과가 좋은 질환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통이 발생한 사람 10명 중 1명 정도는 만성적인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며 100명 중 1명은 허리통증으로 인한 신체장애로 일상생활과 직업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10명 중 8명 이상은 근육, 인대, 힘줄 등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정확한 위치를 알기 힘든 비특이적 요통이다. 정확한 원인을 모르니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눈에 보이는 큰 이상이 없다는 것이므로 통증의 원인 질환 자체는 가볍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리의 통증은 주로 잘못된 자세와 허리에 가는 과부하에 의해서 발생하게 된다. 앉아 있든 서 있든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은 허리의 건강에 좋지 않다. 디스크는 안에 수핵이 있고 이 수핵을 섬유륜이라고 하는 조직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디스크의 약 70% 정도가 물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직에 영양성분을 공급하는 혈관은 디스크의 바깥쪽에만 분포하며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혈관이 없다. 디스크 바깥쪽까지만 있는 혈관에서부터 영양성분이 확산되어 가운데 디스크 부분을 먹여 살리게 된다. 허리에 적절한 움직임이 있어야 가운데 디스크 부분에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다. 미숫가루를 물과 잘 섞이도록 물통을 잘 흔들어야 되는 것과 비슷하다.

앉아 있는 서 있든 30분~40분에 한 번씩 간단한 허리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 오랜 시간동안 앉아서 일이나 공부를 하고 있다면 자주 일어나 허리 운동을 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허리에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허리통증을 예방하는 것이며 곧 치료인 것이다.

사무직이거나 공부를 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므로 앉아 있을 때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는 아래 허리와 엉덩이 부분이 의자의 등받이에 붙게 앉는 것이 좋다. 엉덩이를 앞쪽으로 쭉 빼고 앉는 경우가 많은데, 허리에 부담을 많이 주게 되어 요통이 발생하기 쉽다. 그렇다고 바짝 땡겨서 허리를 너무 일직선으로 세우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허리와 등 주위 근육이 과 긴장하여 쉽게 피로하기 쉽기 때문이다. 무릎은 엉덩이 관절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두거나 같은 높이에 있는 것이 허리의 스트레스를 줄이며, 유연한 “C"자 커브의 유지에 도움이 된다. 무릎이 너무 낮거나 곧게 펴는 자세로 오래 있으면 허리는 일직선으로 펴지려고 해서 정상적인 커브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사무직으로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경우에는 눈의 위치가 컴퓨터의 상단 3분의 1 지점에 위치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서서 일할 때는 뒷굽이 높은 신발은 좋지 않다. 뒷굽이 높아지면 허리의 C자 커브가 더 조장되는 스트레스를 주게 되어 허리의 건강에 좋지 않다. 또한 일할 때 한쪽 다리를 낮은 발판이나 두꺼운 책 위에 올려놓고 작업하는 것이 좋다. 물론 발판에 올려놓는 다리는 수시로 교대해 주어야 한다. 한 발만 올려 놓고 장시간 일을 하면 발판을 놓지 않은 것보다 더 악영향을 준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물건을 몸에 최대한 붙이고 다리를 펴면서 들어올려야 허리에 스트레스가 적게 걸린다. 허리로 물체를 들어 올리면 안된다.

위의 그림은 자세에 따라 허리에 가는 스트레스의 양을 비교한 그림이다. 무릎을 세우고 누워 있는 자세를 취할 때 허리(디스크)에는 가장 적은 부하가 걸린다. 즉 허리 건강에 가장 좋은 자세이다. 왼쪽에 있는 것처럼 서서 허리를 굽히는 자세는 허리에 가장 안좋은 영향을 준다. 여기에 무거운 물건까지 들고 있으면 허리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한 층 더 심해진다.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서 취하는 자세의 적절성은 우리의 몸이 먼저 말해준다. 10~20분 시간이 흘렀을 때 허리에 불편감이 든다면 그것은 우리 허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안 좋은 유해 자극이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므로 올바른 자세로 바꾸어 앉아야 한다.


보통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허리에 좋지 않다고 알고 있다. 양 다리를 똑같은 모양으로 대칭적으로 균형을 맞추어 앉는 것이 허리에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직접 본인이 양쪽이 대칭인 앉은 자세를 취하고 10분만 앉아 보면 알 수 있다. 불편감이 심하여 그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경우에는 10~20분 마다 다리를 바꿔가면서 꼬고 앉는 것도 허리의 건강에 좋다. 그러나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한 자세로 다리를 꼬고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허리에 매우 안좋다는 사실이다.

허리의 "C"자 커브를 만들기 위해서 의자 등받이 앞에 베개나 보조 등받이를 놓는 경우가 많다. 작고 두께가 얇은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하게 커브를 만들어 주는 보조 등받이는 오히려 허리를 피곤하게 만든다.


오래 전 나도 마트에서 허리의 커브를 만들어 주는 보조 등받이 기성품을 사 본 적이 있었는데 사용한지 몇 일 만에 빼버렸다. 허리의 자연스러운 C자 형태 는 인위적인 보조물을 사용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허리주의 근육의 적절한 유연성과 근력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는 것이다. 허리의 유연성운동과 근력 운동 없이 보조 용품으로 형태를 만들어 주는 것은 오히려 허리 주위의 근육과 인대를 피로하게 만들 수 있으며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요즘 만들어지는 의자들과 자동차의 의자는 어느 정도의 인체공학적인 척추의 모양을 고려하여 제작되어 그 자체로 크게 무리가 없는 것 같다. 나와 우리 가족들은 그 어느 누구도 허리의 “C"자 커브를 만들어 주는 보조 등받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허리 주위 근육들의 적절한 유연성과 근력 유지이다.


미국에서 유학하는 한 고등학생이 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와서 허리통증으로 내 진료실을 찾아왔다. 근육과 힘줄에 부하가 걸려 발생한 비특이적인 요통이었다. 학생은 허리통증을 발생시킨 원인을 이미 스스로 알고 있었고 나에게 정확하게 알려주었다. 미국 학교 기숙사의 침대 매트리스 한쪽이 약간 꺼져 있어 잘 때마다 불편감을 느꼈다고 했다.


나도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했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 학교 기숙사에서 좋은 매트리스를 깔아놓은 학교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나 또한 한쪽이 푹 꺼진 매트리스에서 잠을 자며 허리통증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좋은 침대 매트리스는 포근한 느낌이 들되 너무 푹신하지는 않아야 한다. 사람은 엉덩이와 머리 부분이 가장 무겁기 때문에 너무 푹신한 매트리스에서는 엉덩이가 더 밑으로 가라앉게 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허리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이 깨져 척추 후만의 모양이 되고 허리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난 가끔씩 허리에 불편감이나 통증이 발생하게 되면 포근할 정도의 두꺼운 라텍스 요를 깔고 바닥에서 잔다. 나에게는 허리를 바로 잡고 요통을 없애는 좋은 방법이다. 요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쿠션이 있는 푹신한 침대 바닥에 익숙해 져 있어 딱딱한 바닥에 누우면 허리가 뜨는 느낌과 함게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두꺼운 요를 깔고 아래 그림과 같이 무릎 밑에 베게를 바치는 자세를 취하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진료실에서 수면시 어떤 베게가 좋은지? 어떤 침대가 좋은지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대략적인 원칙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위에 언급된 원칙을 가지되 본인에게 가장 편한 베게와 매트리스가 가장 좋은 것이다. 우리 몸이 느끼는 불편감과 편안함은 제일 민감한 평가 도구이다. 불편감 더 나아가 통증이 발생하면 그것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사전 경고임을 알아야 한다.

편집 : 김도희  yeu3030@naver.com

<저작권자 © 국제i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 : 김도희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