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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구실 못하는 농협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에만 혈안!’보험료율 높고 규정 까다로워 농민들 가입 기피

[국제i저널 = 경북 여의봉, 임성실 기자] 경북 북부지역 시,군들이 지난 1일 쏟아진 우박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농협의 농작물재해보험 적용으로 농민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자연재해에  대비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민들이 막상 피해가 발생해도 제 때 제대로 보험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답답한 마음을 견디지 못한 봉화군 농민단체들은 지난 8일 봉화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봉화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촉구하는 한편, 제구실을 못하는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불만들을 쏟아냈다.

이날 농민단체 회원들은 농협의 농작물재해보험과 관련해 현실과 동떨어진 품목선정과 보험료 할증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박피해가 발생하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봉화지역 피해 현장을 둘러봤지만, 최대한 지원하겠다던 약속과 달리 2주가 지나도록 가시적인 지원책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 비닐하우스나 부자재를 새로 사들이고 설치하는데 수백에서 수 천만원의 자금이 필요한 농가들은, 무이자 대출이나 정부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박피해는 태풍, 폭설, 서리, 집중호우 등의 침수와 달리 피해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생계형 농민들에게는 영농비와 경영회생자금 등이 지원되어야하는 게 맞다.

10년 전에 비해 농작물재해보험은 대상 품목이 50여개 이상으로 확대됐으나, 실질적으로 해당되지 않는 작물이 훨씬 많다.

2001년 사과와 배로 시작했다가 이후 포도, 복숭아, 단감 등이 추가됐고, 지난해 양배추와 밀, 시설미나리, 오미자에 이어 올해 시설쑥갓, 무화과, 유자가 대상품목이 됐다.

도내에서 가장 가입률이 높은 작물은 78%에 달하는 사과!
하지만 이번 우박 피해면적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봉화지역의 보험 가입율은 4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보상 산정 기준을 너무 까다롭게 만들어 피해를 입고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농민들은 멍든 사과를 따내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확 때까지 사과 상태를 유지해 피해상황을 입증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봉화지역의 경우 우박으로 인한 재해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3배나 많은 보험료를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20년 이 다 되도록 봉화지역 농민들이 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봉화군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농민이 발언을 하고 있다. ⓒ국제i저널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민들에게 지원하는 농산물 품목이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가입을 안 한 경우도 많다” 며 “보험설계도 아무 작물이나 바로 추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보편적인 작물부터 추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제도의 문제점과 모순은 아랑곳 하지 않고 농민들이 제도를 몰라 가입을 꺼린다는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봉화군에서 원예작물을 운영하는 한 농민은 “농협이 중앙정부와 함께 상의해 신속하게 농민들에게 지원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 며 “정부가 농민들을 위해 쓰라고 농협중앙회로 내려준 수천억 원의 지원금은 도대체 어떻게 되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태풍이나 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농작물의 피해를 적정하게 보전해 주기 위해 2001년 3월부터 도입돼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해마다 기상이변은 늘고 있지만 재해보험제도는 겉돌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로부터 외면받는 농작물재해 보상 규정과 재해보험이 실효성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개선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임성실  sincer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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