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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위험상황에서 살아남기

경산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 구급업무 소방장 박주호

온 국민을 정신적 충격 속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 이후 사람들은 안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한 순간 관심을 가진다고 해서 안전에 대한 마인드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소방안전교육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교육은 교육대로, 훈련은 훈련대로”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미국 911테러 당시 무역관 43층 조그만 출판사에 근무했던 Lin Yang이라는 사람은 최후까지 살아남아서 외친 말이 “신이시여! 저에게 평소 소방훈련을 받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평소의 교육과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말해 준다.


그렇다면 위험한 상황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한계를 넘어 유사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선 생존을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조건들이 있다.


“난 반드시 살 수 있다.” “난 어떻게 해서든지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등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스스로에게 힘을 부여한다면 생존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둘째는 건강한 체력이다. 체력이 강하면 정신력도 강하고 위험 상황에서 최후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대부분 체력이 강한 사람들이다.


세 번째로 최소한의 안전한 환경이 있어야 한다.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공간적 환경이 필요하고, 또한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이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선행조건을 토대로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하여 다음 몇 가지 법칙들을 강조하고 싶다.


그 첫 번째가 재난에서 살아남기 제 1법칙 “멈춤”이다.


하던 동작을 잠깐 멈추고 흥분을 가라앉힌다. 침착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뿐더러 불안에 휩싸이고 패닉(panic)상태에 빠져들고 급기야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재난에서 살아남기 제 2법칙 “상황판단”이다.


자신이 있는 곳에 어떠한 위험요소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불이 났다면 위치가 어디인지? 건물이 흔들린다면 무너질 정도인지? 순간적, 감각적으로 위험에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재난에서 살아남기 제 3법칙 “결정”이다.


현재의 위치에 남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떠나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물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상황판단과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주어진 환경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그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다.


재난에서 살아남기 제 4법칙 “계획”이다.


남을 것이라면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떠한 장비를 가지고 어느 곳에서 구조를 기다려야할지 계획하고, 떠날 것이라면 피난에 필요한 장비와 어느 통로를 이용해야 할지 등을 계획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재난에서 살아남기 제 5법칙 “행동”이다.


최종단계에서는 주저할 것 없이 신속하게 그리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칙들이 모든 위험상황의 시나리오에서 정답이 될 수 없다.


평소에는 원칙에 기초하여 교육과 훈련을 하고 있지만 매뉴얼에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수많은 현장의 변수들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가 없고, 때로는 비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오히려 생존에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이제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건물을 들어설 때면 항상 비상구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고 피난동선을 미리 그려보는 것도 좋은 습관이 될 것이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이렇게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도 사고의 위험을 줄여준다.


사소한 일에 무조건 119를 불러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는 응급상황에 처한 타인에겐 생명을 포기하라는 말과도 같은 의미이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생존역량을 키우는 힘이 될 수 있다.


안전! 안전! 안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가 아닐까?

편집 : 김도희  yeu3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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