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기고 경상북도
김명호 도의원의 <내고장순례걷기모임> 두번째 행사젊은 도시민 2백여명 풍산초등에서 구담장터까지 13km 걸어

[국제i저널=경북 김도희기자] 지난 9월 13일(토) 아침 8시, 풍산초등학교 운동장에는 100여대의 승용차들이 밀려들었다. 안동시내에 거주하는 2백여명의 젊은 남녀가 트레킹 차림으로 나타났다.


정다운 얼굴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등록절차와 함께 음료와 간식을 지급받더니 일렬종대를 지어 교문을 나섰다. 군데군데 ‘내고장순례걷기모임’이라는 깃발을 펄럭이며 4백여미터에 이르는 행렬로 시골길에 일대장관을 이뤘다. 풍천면 구담장터까지 걸어서 13km를 가는 코스였다.

풍산장터를 거쳐 풍산한지공장과 소산마을을 지나는 동안 왼편으로 펼쳐진 드넓은 들판을 바라보노라니 어느새 6km를 걸어 가일마을에 이르렀다. 가일못가 느티나무 아래에서는 즉석 음악회가 꾸려졌다.

즉석에서 재능기부자들을 섭외하니 소프라노 박진숙 교수와 테너 조정민 선생, 트럼펫연주자 박준배 선생, 대중가요 가수인 지명화 퇴계학원장 등이 있었다. 호숫가 느티나무 아래 팔각정은 멋진 무대가 되어주었고, 재능기부자들의 공연은 프로 연주자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마을 주민들과 지나는 행인들까지 길섶에 기대 감상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멋진 휴식을 마친 행렬은 다시 중리장터를 지나 아름다운 '여자지' 호숫가에 올랐다. 도청신청사와 검무산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만끽하며 경상북도 도청이전본부로부터 신도시건설에 대한 브리핑을 받을 때엔 도청소재지 시민으로서의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는 표정들이었다.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도양리의 드문드문한 농가 대문 앞에 싱겁게 늘어선 해바라기들의 인사를 받으며 농로를 지나 운골 앞을 돌아 구담장터에 이르렀다. 13km 아스팔트길을 완주한 참가자들, 몸은 비록 녹초가 되었지만 얼굴에는 뿌듯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모처럼 단체손님을 맞아들인 장터 식당들 여주인들의 입가에는 연신 미소가 번졌다. 너 댓 군데 식당이 더 이상 앉을 자리가 없을 만큼 손님들로 넘쳐났다. 인적이 드물어 장사는 예전 같지 않지만 음식맛과 정취만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아쉽게도 장날이 아니었고, 적당한 제철 농산물이 나온 게 없어 저마다 빈손으로 시내버스에 올랐다. 증차한 버스까지 도합 네 대의 시내버스가 모처럼만에 만원사례를 이뤘다.

“내가 13km를 걷다니,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너무 뿌듯해요. 농로를 따라 걷다보니 정신적으로 농촌과 하나가 되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30대 초반의 여성 참가자가 일갈했다.

“오늘 같은 날은 진짜 처음이씨더. 시내 사는 젊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이까지 와서 밥 팔아주고 시내버스를 타고 가는 모습은 첨 보니더. 요새는 마구다 관광버스 타고 멀리 객지로 놀러 가는데 이래 와 주이 얼마나 좋으이껴.”장터 ㄱ식당 A씨의 반가운 외침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김명호 경북도의원(문화환경위원회, 안동)은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기반사회로 이행하는 동안 도시민들은 자신들의 모태인 농촌으로부터 점점 유리된 삶을 살면서 마음으로는 인간성 회복을 갈구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지역사회공동체가 보다 인간적이고 생태적으로 환원되기 위해서는 도시민들이 농촌사회로 회귀하려는 몸짓이 요구된다”고 주장하고, “농촌과 농민의 삶을 헤아리며 내 고장을 재발견하려는 노력,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려는 젊은이들의 몸부림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도시와 농촌 잇기’ <내고장순례걷기모임> 두 번째 행사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편집 : 김도희  yeu3030@naver.com

<저작권자 © 국제i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편집 : 김도희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