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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은 형님 리더십을 보이고 구미 정치권은 매듭을 풀어라
▲구미발전연구소 대표 신순식 (전, 군위부군수) ⓒ국제i저널

경북도청 서기관으로 독도정책관을 맡고 있었던 2015년 3월 경남도지사였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께서 경북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경남발 혁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신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경북도청 공직자들은 홍 도지사님의 철학과 소신을 듣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필자도 홍 도지사의 특강을 감명 깊게 들었다.

홍 도지사는 특강에서 “외부인과 식사 한번 하지 않고 직원들과 항상 같이했다”고 밝히면서 “경상남도의 채무가 2017년이면 6천억 원대에서 3천억 원대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나빴던 경상남도 공무원 부패지수도 전국 셋째로 좋아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홍 도지사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리더십은 ‘형님 리더십’으로, 많은 시장과 도지사들이 좋아하고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홍 도지사는 특강에 앞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경북의 퇴계 이황 사상과 경남의 남명 조식 사상의 공동연구와 교류를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등 경북과 경남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지난해 6.1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러 선거열기가 뜨거웠던 5월 27일에는 5일장이 열리는 구미시 선산읍 선산시장에서 구미시장선거를 지원하는 유세를 펼친 적도 있었다. 그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후보는 본인의 선거운동으로 바쁜데도 불구하고 귀한 시간을 내서 김장호 구미시장 후보의 지원유세를 했었다.

홍 후보는 지원유세에서 “대구경북은 한 뿌리다.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야 하며, 그 발전의 축이 통합신공항이다. 대구경북의 상징인 구미가 더불어민주당에게 넘어갔을 때 참으로 가슴 아팠다”면서 “이번에는 김장호 구미시장 후보를 압도적으로 밀어줘야 한다”면서 열변을 토했었다.

홍 시장은 경남 도지사로 근무할 때는 진주의료원을 구조조정하고, 경남도의 부채를 대폭 줄이기도 하는 등 문자 그대로 혁신행정을 펼쳤다. 대구시장에 취임하고 나서는 대구시 청사 이전 대상부지의 일부를 매각하여 시청사를 건립하도록 계획을 수정하였고, 대구경북신공항 이전사업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공항이전비용 부족분을 국비로 충당할 수 있도록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 되도록 하는 등 과감한 추진력을 발휘하였다.

지난 여름 폭우시 골프를 쳤다가 언론에 오르내리자 “주말에 공직자가 골프나 테니스 운동을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반문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자 폭우 피해를 당한 경북 예천군 감천면에서 피해복구지원 봉사활동을 하면서 상처입은 경북도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경북, 특히 구미시와 그렇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홍 시장이 최근에는 아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자기(구미시)들이 더럽힌 물 문제로 분탕질 치더니 이번에는 대구·경북 100년 사업인 통합신공항 사업에서도 분탕질 치고 있다”고 김장호 구미시장을 직격했다.

홍 시장은 “의성에 물류단지를 하기로 합의해 놓고 구미에 물류단지와 구미~군위간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겁니다.”면서 “나아가 (김장호 구미시장이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자기가 협상 실무를 담당했는 데 화물터미널을 군위에 배치해선 안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구미에 물류단지는 불가하고 굳이 고속도로를 하겠다고 한다면 구미~의성 고속도로를 추진하여 의성물류단지를 통해 공항에 오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이 대구가 큰 형이니 구미를 품어달라고 했지만, 나는 그런 경우도 없고 탐욕스러운 동생을 둔 일이 없다.”면서 “탐욕이 끝이 없다. 벌 받을 것이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필자는 취수원과 통합신공항 문제로 대구시와 구미시 사이에 마찰이 빚어진 것은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공천을 해준 지역 국회의원과 일부 도의원, 시의원, 지역주민 정서를 고려하여 장기적으로 해평취수장을 현재 위치에서 상류로 이전하여 대구와 구미가 낙동강 물을 공동으로 이용하자고 제안한 데서 시작됐다고 본다. 이를 구미시가 일방적으로 “맑은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을 파기한 것으로 인식한 홍 시장이 ‘맑은 물 하이웨이 정책’을 내세워 안동댐 물을 직접 대구시민의 식수로 끌어오려고 추진하고, 구미공단 신규 입주업체에 대한 동의권 행사 등을 통해 낙동강물 오염을 방지할 것을 천명하는 등 두 도시간에 파열음이 커졌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선산(善山)-구미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나아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산업단지로서 자리매김한 전국 최대의 글로벌 산단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소비·금융·교육·문화·쇼핑·주거·고학력 일자리 등 대부분의 생활공간과 수요공간이 대구시와 연관되어 있다. 구미IC, 남구미IC, 가산IC, 구미역 등을 통한 대구~구미간 출·퇴근 인구는 하루 평균 2만5천~4만5천 명 이상에 이른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구미시민의 일터인 동시에 대구시민의 일터이기도 하다. 대구시는 이런 현실을 직시해야 된다. 대구시민의 60~70% 이상이 마음의 안식처인 고향을 경북에 두고 있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구미발전연구소 대표 신순식 (전, 군위부군수)

국제i저널 기자  iij@ii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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