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안전과 관련하여 시민들께 드리는 말씀‘

[국제i저널 = 대구 이순호 기자] 권영진 대구시장은 29일 시청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수돗물 유해물질 검출로 시민들에게 불안과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사과하고 이 같이 밝혔다.

‘수돗물 안전과 관련하여 시민들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250만 시민 여러분!

수돗물 문제로 인해 또 다시 시민 여러분께 불안과 불편을 드린 점 대구시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1991년 페놀 사태 이후 수차례 반복되어 온 식수원 오염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재차 발생하였다는 사실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참담한 심정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까지 주요 행위들이 치열했던 선거 과정 중에 발생하여 제가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고, 공무원 또한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미숙하고 부족한 면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구시에서 의도적으로 사실을 은폐 또는 축소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당초 환경부에서 1년여 이상 낙동강 수계에 위치한 정수장을 대상으로 수질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현행 우리나라 수질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 과불화화합물이 통상적 수준을 넘는 범위에서 검출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5월 17일 환경부 수도정책과장이 주재하고 낙동강 수계 관련 시․도의 수질 담당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최초로 언급되었습니다.

이 날 회의에서 환경부로부터 정확한 관련 정보를 통보받지는 못했지만, 우리시는 민감한 수질 문제임을 감안하여 자체적으로 매곡․문산 정수장(5월21일, 5월24일) 뿐만 아니라 당시 배출원으로 의심되었던 구미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검사(5월23일, 5월28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환경부와 공유하고 배출원을 차단하도록 하는 등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다만, 조사 결과의 발표와 관련해서는 환경부에서 본 사안이 낙동강 수계 전체에 관련되는 것이므로, 특정 지자체 차원이 아닌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기하였고, 이에 따라 지난 5월 29일 환경부의 1차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발표에서 환경부는 과불화화합물 3종이 검출되었지만, 건강상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 사실은 5월말에서 6월초까지 중앙 일간지 및 다른 지역 언론에서 이미 보도하였으나 문제될 수준이 아니었던 까닭에 특별히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다.

수돗물에 대한 시민적 우려와 충격이 폭발한 것은 6월 21일 지역 언론에서 우리시의 수질검사 결과를 입수, 보도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이에 따라 우리시는 6월 22일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급 회의를 갖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시민들께 대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한, 대구 수돗물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자 환경부는 6월22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과불화화합물의 주요 배출지역이 구미공단이었음을 공식 확인하고 6월 12일 배출업체에서 원인물질을 사용하지 않도록 조치 완료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낙동강 수계 18개 정수장 대상 조사결과를 모두 밝히면서 건강상 우려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1차 발표를 재확인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이와 같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만, 시민 여러분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해 드리지 못한 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당시 환경부에만 발표를 맡기지 않고 시민들께 우리시가 직접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세계 각국의 기준, 환경부 공식 입장, 전문가들의 견해 등을 종합해 볼 때 대구 수돗물을 음용하시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지금까지 그러셨던 것처럼 정부와 대구시를 믿고 성숙된 시민의식을 발휘해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에도 부탁드립니다. 사실을 과장하거나 시민들을 자극하는 용어 사용을 자제하는 등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앞으로의 대책을 함께 모색하는 방향으로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이번 사태는 대구를 비롯하여 구미공단 하류에 취수장을 두고 있는 지역민들의 먹는 물이 언제든지 유해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대구시는 십수년 전부터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대구시는 물론 관련 지자체, 중앙정부, 국회 등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것입니다.

저는 대구시장으로서 250만 시민을 대표하여 이번 사태를 둘러싼 모든 주체들에게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환경부는 기존에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과불화화합물 사용 시기와 사용량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신종 유해물질이 낙동강 수계에서 더 이상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시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등 확실한 대책을 강구해 주십시오. 아울러 현재 환경부에서 계획 중인 구미공단 하수의 무방류 처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국회 차원에서는 낙동강 유역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인한 수자원 오염 실태조사를 신속히 실시해 주시고, 비록 기준치 이하라고 하더라도 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추고 안전한 먹는 물 확보에 필요한 예산 지원과 함께 근원적인 해결책 마련에 적극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국무총리님!

지난 2월 현장 방문시 표명하신 취수원 이전 중재 의지를 적극 실천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 문제는 지자체 간의 문제가 아니라, 낙동강 수계 관리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 중앙정부 차원의 과제임을 깊이 인식해 주십시오.

존경하는 구미시장님과 구미시민 여러분!

대구를 비롯하여 구미공단 하류에 취수장을 두고 있는 지역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는 다른 어떤 권리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취수원의 구미공단 상류 이전을 포함하여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마음을 열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50만 시민 여러분!

다시 한 번 먹는 물 문제가 재발한 데 대해 시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대구시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각오로 수돗물 안전 확보를 위해 모든 시정의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우선, 현재도 전국 최다인 278개 검사 항목을 과불화화합물을 포함한 286개로 확대하고 철저하게 검사를 실시하겠으며, 구미공단 등 상류지역에 대한 수질 감시와 검사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먹는 물의 안전성에 대해 시민들께서 직접 실시간으로 확인하실 수 있도록 상시 공개 시스템을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하겠습니다.

아울러 분말활성탄 접촉조 설치 확대 등 필요한 정수장 시설 개선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