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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성정책개발원․경상북도, 다섯 번째 풀뿌리 경북여성의 삶이야기 발간‘어와세상 사람들아, 내말 좀 들어보소’4명의 Her-story
▲경북여성정책개발원․경상북도, 다섯 번째 풀뿌리 경북여성의 삶이야기 발간ⓒ국제i저널

[국제i저널=경북 윤혜진기자]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와 함께 2022년 다섯 번째 풀뿌리 경북여성의 삶이야기 「어와세상사람들아, 이내말씀 들어보소」를 발간했다.

「어와세상사람들아, 이내말씀 들어보소」는 안동내방가사 전승보존회 회원 4명의 진솔한 삶과 함께 소멸해가는 내방가사의 전승·보존 과정, 거창한 사명감이 아닌 우리 어매와 할매가 하던 것을 지켜나기기 위한 현재진행형 기록을 담고 있다.

어머니에서 딸로,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이어지는 경북여성향유문화 내방가사는 산업화시대를 거쳐 1990년대에 들어서며 소멸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1997년 안동내방가사전승보존회(회장 이선자)가 창립되며 그 향유 전승의 주체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아져 2022년 내방가사가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목록에 등재되며, 내방가사는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우리 어머니 참 좋은 거를 하시는데 내가 그거를 좀 정리하고 싶다고 생각했어”

“야야 니도 함 해봐라라는 시어머니 말씀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내방가사 전승보존회를)오며 어깨너머로 본 것 뿐인데.. ”

“80년 세월의 희노애락을 가사를 읊조리며 함께 했다. 견딜수 없는 슬픔 앞에서도 가사가 있어 의연하게 이겨나갈수 있었다”

“가사를 짓고 알맞은 음성으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맑은 소리 가늠해 읊어가는 회원들이 여자선비야”

이 책은 네명의 삶을 통해 내방가사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김동순(86세)은 어린시절 사돈지를 써주시던 외할머니가 있어 내방가사가 익숙하다. 스스로 낭송에는 재주가 없다지만, 빼어난 창작가사를 여러편 지었고, 지금도 컴퓨터 자판으로 내방가사를 창작하는 멋진 할머니이다. 정진연(82세)은 어린시절 삼촌의 오륜가를 듣고 따라 외우며 삶의 자세를 배웠고, 살아가는 고비마다 내방가사로 위로를 했다. 팔십이 넘은 지금도 회원 중 경창을 더 잘하는 이가 없다며, 회원들은 입을 모아 내방가사를 하려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한다. 윤은숙(80세)은 여성의 자기서사라는 내방가사를 하지만, 60년을 수졸당 종부로 살다보니 내방가사에서도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 글씨도 잘쓰고 창작도 잘하고 낭송도 잘하지만, 그저 옛날 마을 어른들과 시어머니가 하시던걸 이어갈 뿐이다. 옛 반가의 여인들이 어떻게 내방가사를 이어왔는지 보여주는 표상과 같다. 김점자(77세)는 어려운 살림에 학교도 다니기 힘들던 어린시절을 보내고, 시집을 와 글 잘하는 시어머니를 만났다. 시어머니 어깨 너머로 글을 익혔고, 어느날 너도 해보련 하는 시어머니 말씀에 내방가사를 시작했다. 내방가사가 그립고 그리운 시어머니의 흔적이며 자긍심이다.

“미래 무형문화유산 발굴·육성 사업”과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 등재”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고령의 회원들이 그 전통을 이어줬던 만큼 지역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내방가사의 전통을 이제 다음세대가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이 남겨진 과제이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하금숙 원장은“지난 5년간 풀뿌리 경북여성의 삶 이야기를 통해 경북 곳곳에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일상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발굴했다. 내방가사가 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으로 등재된 2022년 「어와세상사람들아, 이내말씀 들어보소」가 발간되어 더 의미가 있다.”며 “내방가사의 전승과 보존의 이야기를 통해 전통문화는 단절이 아닌 시대변화에 조응하는 새로운 창조임을 느끼며, 경북 여성정책개발원은 여성공동체가 만들어내는 문화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며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경북여성 구술생애사 책자는 비매품이며, 책에 대한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윤혜진 기자  iij@ii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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