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i저널=경북 이연서기자] “며느리야 차례 대신에 랩 때리자. 나 따라 해 봐. 예~~”
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친 평균 연령 85세의 칠곡할매 힙합 그룹‘수니와 칠공주’가 추석 당일 가족들 앞에서 랩을 가르치며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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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친 평균 연령 85세의 칠곡할매 힙합 걸그룹‘수니와 칠공주’가 추석 당일 가족들 앞에서 랩을 가르치며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국제i저널 |
수니와 칠공주는 최고령자인 정두이(92) 할머니부터 최연소 장옥금(75) 할머니까지 칠곡 지천면 신4리에 사는 여덟 명의 할머니로 구성됐다.
할머니들은 29일 마을회관에서“우리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 “황학골 셋째 딸” 등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아쉬움은 물론 전쟁의 아픔과 노년의 외로움을 표현한 자작시를 랩으로 바꾸어 열창했다.
그룹의 리더인 박점순 할머니(81)는 추석 차례 대신에 가족들과 간소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마을회관에서 랩 삼매경에 빠졌다.
자신이 직접 가사를 쓰고 리듬을 입힌“고추밭에 고추 따고”를 한 소절 한 소절 불렀다.
랩에 익숙한 MZ세대 손주는 물론 아들과 며느리까지 박점순 할머니의 랩을 흥겹게 따라 부르며 웃음꽃을 피워냈다.
박점순 할머니의 며느리 금수미(52)씨는“어머님이 저와 손주보다 랩을 더 잘하시는 것 같다”며“명절 때마다 어머님의 랩을 들을 수 있도록 건강 관리를 잘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정진(55) 신4리 이장은“예전처럼 많은 가족이 모이지 않고 차례를 생략하는 등 명절 분위기가 달라졌다”며“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로 인해 마을 분위기가 밝고 활기차게 변했다”라고 말했다.
이연서 기자 iij@ii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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